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웃음 연구 1 - 뜨거운 형제들 박명수와 박휘순

유머, 개그, 우스운 말, 행동 들은 재치, 위트 또는 타고난 감각 등에 의해서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일까? 지금, 그다지 재밌지 않는 사람들, 유머스럽지 못한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이러한 질문들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싶다. 유머라는 것은 그것과 관련된 특정한 선천적인 '감' 없이도 연습과 노력을 통해서 얼마든지 체득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 보고 배우고, 연구하듯이 공부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고 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웃음 연구를 시작한다.

웃음이 유발되는 상황과 요소는 많을 것이다. 오늘은 '대화' 라는 것에 내포되어 있는 논리라는 측면에서 웃음을분석하고 연구해 볼 것이다.  


1. 대화의 논리성

대화는 그것이 정보를 교환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거나 감정의 표현과 교환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거나 일정한 논리를 수반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대화'가 논리적이어야 된다고 배웠기 때문이 아니라, 대화가 최소 2명 이상의 인간이 의사소통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쌍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밥 먹었어?" 라고 물었을 때 B가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이것은 둘 사이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즉 쌍방향성이 결여되어 있다. '밥먹었어?'와 '죄송합니다.'는 아무런 의미상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A와 B의 말하고 듣는 과정이 '대화'라는 이름, 의미상의 연결점을 갖기 위해서 B는 '먹었다, 또는 안먹었다' 라고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우리는 A와 B의 두 발언에서 논리성을 찾아 볼 수 있다.


2. 논리성과 유머

위와 같은 대화속에서 만약 특정 목적-예를 들어 정보교환-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요소가 완전히 배제된, 즉 완전히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문장들이 대화속에서 구사된다면 그 속에서는 유머나 웃음이라는 요소가 발현될 여지는 없게 된다.

즉 위 사례에서 A가 밥먹었어? 라고 물었을 때, B가 안 먹었어 라고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이 대화속에서 아무런 웃음의 요소를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 논리적 흐름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웃음을 유발시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A의 "밥 먹었어?" 라는 물음에 B가 "죄송합니다." 라고 대답한 경우, 즉 주고 받는 문장간에 의미적인, 논리적인 연결점이 사라진 경우 그 속에서 특별한 재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디서 우리는 웃음을 찾아 낼 수,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나는 그것을 논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빗겨나는 지점, 밥 먹었냐는 물음에 대해 가능한

제1 방향의 대답 : 먹었어,
제2 방향의 대답 안 먹었어 가 아닌
제3 방향의 대답 : ? . 물음표, 즉 1도 아니고 2도 아닌 제 3의 방향에서 그것을 찾고자 한다.

너무나 추상적인 이 제3 방향의 대답이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 보자  


3. 사례 1

다음은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뜨거운형제들의 대화 일부이다.


사례1. 뜨거운 형제들 - 아바타 소개팅

여자출연자      : 동양화 배우고 있어요

박상진(박명수) : 저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좋아합니다.  

여자출연자      : 네~

박상진(박명수) : 몽유도원도가 일본에 있는데 빨리 반환 받고 싶네요, 같이 가실래요?

여자출연자      : 그런것 잘 몰라요, 그냥 취미로 그리는 거라서요  

박상진(박명수) : (책상을 손으로 꽝 치며) 우리의 문화재를 찾는 것이 잘못된 건가요?

여자출연자      : (여자 출연자 당황)

박상진(박명수) :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빨리 반환 받고 싶어요

                    (갑자기 웨이터를 부르며) 여기 스끼다시 좀 더 주세요. (여자 출연자 웃기 시작)

                    다꽝도 더 주세요(여자 출연자 계속 웃음)

                    (다시 여자 출연자에게) 제가 너무 과했다면 스미마셍~ (여자 출연자 폭소)



위 대화에서 박상진(박명수)는 대화를 동양화에 관한 주제에서 시작해서 문화재 반환문제로 끌고 나갔다. 그리고 반환 문제를 언급하면서 책상을 주먹으로 '쾅' 치는 등 다소 과격(?)한 행동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자출연자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책상을 치는 등의 행위에 놀라고 당황했다.


대화의 논리성이라는 측면에서 사례 분석 

이 대화를 '대화의 논리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여자출연자는 박상진(박명수)의 말과 행동을 통해 박상진(박명수)가 민족주의적(?)인 태도, 일본에 대한 악감정등을 계속해서 표출할 것이라고 기대하였을 것이다.

이 기대에 대해 박상진(박명수)는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이런식으로 흥분할 것 까찌는 없었다, 일본을 특히 싫어한다거나 그런건 아니다'라고 하면서 상대방 기대의 정반대 방향의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 생각해 봤을 때 여자 출연자가 갖고 있는 이어질 대화에 대한 기대는 '밥 먹었냐'는 질문에 대해 '먹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박상진(박명수)의 '기대'에 대한 부정은 '먹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서 박상진(박명수)는 예상하기 어려운 대답을 하였다. 그것은


'스끼다시 주세요, 다꽝, 스미마셍'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것은

상대방의 기대대로 행동하지 않으면서 그 기대와 반대로도 행동하지 않는 '특유의 지점, 제3의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간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의 폭소로 이어졌다.


4. 사례 2

같은 프로그램의 일부

사례 2. 뜨거운 형제들 - 아바타 소개팅

탁재훈(박휘순) : (전화 받는 상황 가정) 야! 무슨 일을 그렇게 처리해! 20억(원) 넣고, 40억(원)                        빼고.
                     야 그런데 밥값 하게 2만원 있냐? 2만원만 통장으로 부쳐~

여자 출연자     : 폭소


탁재훈(박휘순)은 20억원, 40억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다루는 돈의 양이 보통 사람들 수준이 아니다 라는 기대를 이끌어 냈다. 상대방은 탁재훈(박휘순)에 대해서 '부자인가?', '돈 많다고 자랑하려고 하나?'와 같은 기대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사례분석
여자출연자는 탁재훈(박휘순)이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표현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었을 것이다.

탁재훈(박휘순)은 이 기대에 대해서 '제가 돈 좀 있어요' 라든가 '대단한 것은 아니에요'라든가 라고 상대방의 기대에 긍정하는 또는 부정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탁재훈(박휘순)은 기대 또는 기대에 대한 부정이 아닌 제3의 방향으로 행동했다. 몇십억을 굴리는 사람이라면 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는 그러나 기대에 완전히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닌 '2만원만 통장으로 부쳐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것은 성공했다.
 


5. 사례의 응용


위와 같은 상황들에서 주제와 말하는 대상을 바꾸어 사례를 응용 할 수 있을 것이다.  

응용 례

(전화하는 상황) : 이번 축구 경기에서 내가 빠지면 안된다고? 내가 메시처럼 축구를 잘 하기는 하지                                         만,
나한테 너무 의지 하지 말고 너희끼리 해서 이겨볼 생각을 해야지 ...
                        그래 알았어, 이번만이다.

                        응 그런데... 알았어, 알았어 꼭 챙겨갈게
                        라인 그릴려면 주전자 꼭 있어야지...


알았어~ 요번엔 안 잊어버릴게...      









6. 정리



같은 말이라 해도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위의 사례 1,2도 다른 상황에서는 충분히 썰렁하게 들릴 수 있다. 그리고 응용례 같은 경우 전혀 재밌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웃음이 발현되는 상황은 철저하게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오늘의 분석은 웃음이 발현되는 상황 중에서 아주 일부일 뿐이다.
앞으로 하나씩 하나씩 그것을 밝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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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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