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김삿갓이라

개그콘서트 한 프로그램에서 같은 단어를 교묘할 정도로 잘 조합하여 웃음을 유발하는 개그코너가 있다. 관객들은 들으면서 놀라고 듣고나서 박수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kbs에서 방송한 역사다큐에서 김삿갓의 생애와 그 천재성을 조명하였다. 방송을 보다가 너무나 유쾌하면서 애절한 시 한편을 알게되었다. 김삿갓이 가련이라는 기생에게 보내는 시다.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을 찾네
가련한 이뜻을 가련에게 전하면
가련은 내 가련한 마음 알아주겠지     


위 시를 듣고 나서 검색을 하다보니 다른 시도 찾을 수 있었다.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과 이별하려니
가련한 나그네의 행색이 더욱 가련하구나
가련아, 가련한 이 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라
가련을 잊지 않고 가련에게 다시 오리지  


한자로 된 시를 한글로 번역해 놓은 것이다. 한자로 된 시에도 위처럼 파격적인 운율과 재기발랄함을 느낄 수을까 의심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다만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그것을 찾는것이 조금 더 어려울 뿐이므로 굳이 한자로 된 시를 올리지는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고, 보는 것과 듣는 것이 많아 지면서 사람들을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다. 예전엔 읽어도 전혀 느낄 수 없던 시들도 최근에는 열에 하나씩이라도 글쓴이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미어지는 듯 할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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